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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PowerShot G9 2012.03.24 @집

어제는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가차 없이 내려서 몸을 부들부들 떨게 만들더니 오늘 낮에는 난데없이 눈이 내린다. 좀 따뜻해지나 싶더니 3월 말에 이르러 이게 왠일이람. 날씨의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못 잡겠다. 오늘 오전에는 어제 쓴맛의 교훈을 바탕으로 패딩을 입고 나가 그나마 다행이었다. 오전에 볼일을 보고 고기가 잔뜩 든 김치찌개로 배를 채운 뒤 쏜살같이 집에 돌아왔다.

꿀맛 같은 토요일인데도 쌓여 있는 일 탓에 신화 콘서트는 커녕 놀러다니지도 못하고 컴퓨터 앞에 착 달라 붙었다. 다만 좀 맵게 먹은 탓인지 달달한 게 땡겨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집에 있는 빙그레 엑설런트로 아포가토를 만들어 먹기로 했다. 이 정도 여유만큼은 즐겨도 되겠지.

아포가토(Affogato)는 이탈리아어로 '빠지다' '끼얹다'라는 뜻이다. 즉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를 끼얹는 요리(?)다. 오늘 함께 할 커피는 얼마 전에 선물받은 베트남 콘삭커피. 헤이즐넛 향이 첨가되어 있다. 다람쥐 커피로 잘 알려진 콘삭커피는 베트남핀으로 추출하여 연유를 섞어 먹어야 일품이라지만 우리집에는 베트남핀도 없고 연유도 없다. 그런 까닭에 콘삭커피는 아포가토를 만드는 데 이용하기로 결정. 내 사랑 모카포트로 커피를 추출하고 엑설런트에 끼얹어야지.

Canon PowerShot G9 2012.03.24 @집

금방 사라지기는 하지만 브리카의 크레마는 볼 때마다 황홀하다. 

Canon PowerShot G9 2012.03.24 @집

  나는 욕심쟁이니까 엑설런트 세 개.

Canon PowerShot G9 2012.03.24 @집

엑설런트 위에 추출한 커피를 끼얹었다. 커피랑 아이스크림만 먹기엔 뭔가 부족해 보여서 냉장고에 고이 잠들어 있던 초코시럽도 조금 뿌려 주고 요거트 용으로 주로 먹는 콘프레이크도 뿌려 보았다. 훨씬 먹음직스럽다.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초코 시럽의 달콤함과 커피의 씁쓸하고 진한 맛이 적절히 어우러져서 목을 타고 넘어간다. 보너스로 따라오는 헤이즐넛 향이 참 좋다. 헤이즐넛 향이 첨가된 커피는 아메리카노나 드립으로 마시면 별로인데 다른 재료를 첨가하여 라떼나 아포가토로 만들면 좋다. 전자는 너무 선명한 향이 커피 맛을 훼손한다면 후자는 향이 선명해서 커피 맛을 살리는 느낌이랄까. 모처럼 생긴 콘삭 커피가 다 사라지기 전에 베트남식으로도 한 번 마셔봐야 할 터인데 베트남핀은 언제 어디서 구해온다냐.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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