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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Powershot G9 2012.03.25 @집

FAUCHON - L'Assam G.B.O.P(Golden Broken Orange Pekoe)

어젯밤 두 시가 넘어서 잠에 들었음에도 아홉 시가 좀 안 되서 눈이 떠졌다. 일요일치고는 이례적인 일이다. 아무래도 할 일이 쌓여 있다는 부담감과 열한 시 반에 있을 과외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겠다. 다시 잠들었다가는 과외는 저 멀리 날아간다는 생각에 감기려 하는 눈을 억지로 뜨고 샤워를 했다. 대충 나갈 준비를 마쳐 놓고 잠시 가지는 커피or티타임. 오늘 할 일을 정리하고 마음의 여유를 찾는 소중한 시간이다. 드립 커피를 마시려다가 오늘 일정에 '홍대 더페이머스램(드립 커피 무료 리필, 자리가 없어서 끝내 오늘 못 감)'이 있어서 홍차로 노선을 바꿨다.

오늘 함께 할 차는 포숑의 '아쌈'. 조그만  작년이었던가 엄마가 누군가에게 선물 받아 온 차다. 다만 엄마는 홍차에 관심이 없고 나도 당시에는 별반 흥미를 못 느껴서 그저 아쌈이구나 언젠가 마셔야지 하고 찻장에 고이 간직해 두었다. 홍차가 사랑스러워지고 그 세계에 좀 더 깊이 발을 들여놓고 싶은 생각에 홍차 카페에도 가입하여 이것저것 공부하다가 'Fauchon'을 '포숑'이라고 발음하고 프랑스의 유명 홍차 회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오! 득템한 기분이다. 그럼 재깍 마셔봐야지. 기회를 좀체 못 잡았는데 찬장을 둘러보다 오늘로 날을 잡았다. 아쌈에 곁들일 티푸드는 요즘 우리집에서 버닝 중인 웨스트진 베이커리의 엘리게이터와 밤만주파이.

CANON Powershot G9 2012.03.25 @집

유리컵에 3분간 우렸다. 향긋하다. 수색은 짙은 갈색이다. 진한 수색과 달리 별로 씁쓸하지 않으며 입에 닿을 때도, 혀에 감길 때도, 목을 타고 넘어갈 때도 시종일관 부드럽다. 게다가 무척 순하고 고소하다. 그래서 아쌈 베이스인 밀크티가 맛있다고 하나? 다른 회사 아쌈은 어떠려나. 마시면 마실수록 마음에 쏙 든다. 게다가 깔끔해서 아침부터 빈속에 마시는 데 부담스럽지 않다. 물론 티푸드가 함께였지만 말이다. 달달한 티푸드와도 잘 어울렸다.

CANON Powershot G9 2012.03.25 @집

아쌈을 마시다 보니 어제 먹은 커피 아포가토가 떠올랐다. 홍차로도 아포가토를 만들어 볼까! 책에서도 홍차 아포가토를 보지 않았던가. 급히 액설런트 껍질을 까서 커피잔에 넣고, 한 잔 더 진하게 우려 아이스크림 위에 뿌렸다. 초간단 홍차 아포가토 완성이다. 안 그래도 순한 차인데 달콤한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섞이면서 한껏 부드러워진다. 홍차에 아이스크림이 섞여 크리미해지는 느낌이 참 좋다. 커피 아포가토와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낸다. 아직 홍차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홍차 아포가토로 친해져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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